[노동과세계] 개정 노조법에도 ‘형식 교섭’… 공무직 노동자, 기획예산처 직접 교섭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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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대노조 국가기관분과, 기획예산처 앞 기자회견
공공연대노조 국가기관분과는 6일 세종청부청사 기획예산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공공연대노조
국가기관 공무직 노동자들이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주체가 따로 있음에도 형식적 사용자와의 교섭만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 노조법 시행에도 정부가 실질 사용자로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진짜 사장’인 기획예산처를 상대로 직접 교섭에 나서고, 단체교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국가기관분과 조합원들은 6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예산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예산처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촉구했다.
이영훈 공공연대노조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중앙행정기관 수만 명의 공무직 노동자들은 부처에서 근로조건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기획예산처의 예산지침과 논의에 따라 근로조건이 결정되기에 기획예산처가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용노동부는 법령이나 정부정책으로 정해지는 사업에 대해서는 노사 교섭의 대상이 아니라는 행정해석의 조항을 이유로 정부 부처에 대한 교섭요구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돌봄을 비롯해 부처와의 협의기구를 구성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교섭을 대신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실질사용자의 정체와 규명을 해야 하는 것은 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항의한다”며 “우리의 실질 사용자로서의 교섭 요구에 대해 정부는 거부할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우리의 노동조건을 포함한 실질적인 임금인상을 결정하고 있는 기획예산처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포함해 우리의 단체교섭권에 대한 실질적인 보장을 촉구하고 이를 인정받는 다각도의 투쟁과 노력을 앞으로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연대노조 국가기관분과는 6일 세종청부청사 기획예산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공공연대노조
김정제 공공연대노조 국가기관 공무직 분과장은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라는 거대조직의 수레바퀴를 공무원과 함께 돌리면서도, 정작 그 안에서는 유령 취급을 받으며 차별과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 일해 온 국가기관 공무직 노동자들”이라고 말했다.
김 분과장은 “매년 차별과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정당한 대우를 위해 소속 기관, 재정경제부, 국회, 대통령을 향해 맨몸으로 투쟁을 해왔지만 국가기관 공무직의 현실은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 1년을 일하나 10년을 일하나 똑같은 단일직무급제, 기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임금 수준, 인간적인 복리후생 차별, 같은 노동에 수당 차별 등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매년 공무직 임금인상률을 결정 공포하고, 예산지침으로 공무직 인건비와 근로조건을 통제하고 결정하는 기획예산처야말로 우리의 진짜 사장임을 증명하는 명백한 증거다”라며 “기획예산처는 더 이상 실질적인 권한도 없는 개별 부처 뒤에 숨어 우리는 국가기관 공무직의 사용자가 아니고 교섭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앵무새 같은 답변을 이제는 반복하지 말고 법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공공연대노조 국가기관분과는 6일 세종청부청사 기획예산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공공연대노조
이승윤 공공연대노조 국립중앙과학관지회장은 “국립중앙과학관 공무직 노동자들은 관람객이 처음 마주하는 경비직부터 전시·안내·민원 대응, 미화·시설까지 현장의 최일선에서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는 ‘권한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교섭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며 “권한이 없다면서 노동은 더 요구하는 것은 노동자들을 기만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행정기관 공무직의 근로조건은 기획예산처의 예산지침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실질 사용자가 명확하다”며 “처우 개선과 노조법 개정 취지 실현을 위해 기획예산처가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권한 없는 소속 부처와의 무의미한 교섭을 넘어, 우리의 처우를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기획예산처에 직접 교섭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우리는 온전한 노동권 보장과 노조법 개정 취지 쟁취를 위해 진짜 사장인 기획예산처가 응답할 때까지 흔들림 없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획예산처에 단체교섭 요구서를 전달했다.
공공연대노조 국가기관분과는 6일 세종청부청사 기획예산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공공연대노조
공공연대노조 국가기관분과는 6일 세종청부청사 기획예산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공공연대노조
[기자회견문 전문]
진짜 사장 기획예산처는 국가기관 공무직과 직접 교섭하라!
지난 수십 년간 노동자들이 피와 땀으로 외쳐온 원청교섭이 마침내 지난 3월 10일 첫발을 내디뎠다. 이는 기울어진 노사관계의 운동장을 바로잡고, 진짜 사장이 책임지는 상식적인 노동 현장을 만들라는 시대적 요구의 결실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와 고용노동부의 행태는 참담하기 그지없다. 마땅히 모범적 사용자로서 민간에 모범을 보여야 할 정부가, 도리어 사용자성을 축소하고 회피하기 위한 이른바 '해석지침'을 방패막이 삼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한 교섭 요구를 억누르고 있다. 노조법 2·3조 개정의 본래 취지를 정부가 앞장서서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공공연대노동조합에 소속된 3천여 명을 비롯한 국가기관 수만 명의 공무직 노동자들은 묻고 싶다. 과연 우리의 노동조건과 처우를 결정하는 진짜 사장은 누구인가?
우리가 소속된 각 부처는 껍데기일 뿐이다. 우리의 실질적인 임금과 근로조건은 소속 부처가 아니라, 기획예산처의 예산편성지침과 논의에 따라 철저하게 통제되고 결정된다. 기획예산처가 예산의 칼자루를 쥐고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진짜 사용자'임은 명백한 사실이다.
매년 국가기관 공무직 임금 인상률 및 기준단가, 복리후생 항목인 식대, 명절상여 금, 복지포인트를 결정하고 업무, 직무 관련 수당에 대한 신설, 증액을 하며, 사업비로 편성되어 있는 공무직의 정원과 현원에 대해 통제하는 등의 사실을 봤을때 전반적인 국가기관 공무직의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인 결정권한을 가진 것은 기획예산처가 확실하다.
이에 우리는 권한 없는 소속 부처와의 무의미한 교섭을 넘어, 우리의 처우를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기획예산처에 직접 교섭을 강력히 요구한다.
정부는 노동부의 편파적인 지침 뒤에 비겁하게 숨지 마라. 모범적 사용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면, 당당하게 교섭 테이블로 나와 국가기관 공무직의 실질적인 처우개선을 논의해야 한다.
우리는 온전한 노동권 보장과 노조법 개정 취지 쟁취를 위해 진짜 사장인 기획예산처가 응답할 때까지 흔들림 없이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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