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일반노조

쉬운 해고 등 근로기준법 적용을 피하려 노동자 소속을 용역으로 전환하는 수법으로 5명 미만 사업장으로 위장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노노모)과 민주일반노조는 10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근로기준법 11조를 개정하고 엄격한 근로감독으로 고용 쪼개기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사업주가 부당해고와 부당징계를 반복하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용역 전환으로 사업장 규모를 줄여 노동자의 구제신청 기회를 빼앗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11조는 법 적용 대상을 상시 근로자수가 5인 이상인 사업장으로 제한한다. 5명 미만 사업장에는 해고 제한과 노동시간 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 같은법 시행령 7조의2제4항은 간접고용 형태인 파견근로자를 상시근로자수에 포함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부 사업장이 이런 공백을 이용해 일부 사업장이 서류상 노동자수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법 적용을 피하는 사례가 폭로됐다.

노조에 따르면 부산 사상구 마트월드 건물관리업체는 노동자 약 20명을 건물 관리단으로 고용하고 있었지만 2020년 임금체불 뒤 민주일반노조 지회가 만들어지자 2023년 노동자들에게 용역 전환을 통보했다. 2024년 12월 지회장에게 내린 징계가 부당징계로 판정되자 사쪽은 노동자들을 용역업체 소속으로 옮겨 직접고용 인원을 5명 미만으로 줄였다. 그 뒤 지난해 12월 지회장을 다시 해고했다.

경기 김포의 한 오피스텔 건물관리업체도 유사한 방식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직접고용 노동자 7명으로 운영되던 이 사업장은 지난해 1월부터 노동자들을 용역업체 소속으로 전환했다. 6월에는 한 노동자를 해고한 일이 부당해고 판정을 받자 사쪽은 미화노동자 2명을 추가로 용역업체 소속으로 전환해 직접고용 노동자를 3명으로 줄였다. 지난달에는 지회 조합원이 해고됐는데, 서류상으로 5명 미만 사업장이 된 탓에 사실상 구제 절차가 막혔다.

사업장 쪼개기를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컨설팅회사도 있었다. 경기 안산의 한 호텔컨설팅 회사는 ‘상시 직원 5명 미만으로 만들어 노동법 위반을 벗어납시다’라는 문구와 함께 노동자를 용역업체로 전환했을 때의 가상 임금 산출표를 보여주며 사업장 축소를 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은성 공인노무사(샛별 노무사사무소)는 “비슷한 시기에 위장 사업장이 나온 건 우연이 아니다”라며 “사업장 쪼개기를 권유해 돈 버는 회사까지 나오는 만큼, 상시근로자수 산정 방식을 다투기 이전에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