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공공기관 통폐합 109곳 중 자회사 83곳…“졸속 구조조정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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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대노조, 국회소통관서 자회사 통합 중단·노사 협의기구 구성 촉구
모기업 책임 약화·원청교섭 형해화 우려…정규직 전환에도 제동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이 국회소통관에서 ‘일방적·졸속적 공공기관 자회사 통합 추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공공연대노조
정부가 공공기관과 자회사 109곳을 통폐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기관별 통합 근거와 구체적인 계획이 빠져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는 통폐합 대상 대부분이 자회사에 집중된 데다 노동조건과 원청교섭을 보장할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은 18일 국회소통관에서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일방적·졸속적 공공기관 자회사 통합 추진 중단과 노동조건 보장을 위한 협의기구 구성을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 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공공기관 및 자회사 109곳에 대한 통폐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이 국회소통관에서 ‘일방적·졸속적 공공기관 자회사 통합 추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공공연대노조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은 “만족도와 역량을 앞세운 통폐합 계획의 이름이 이상하게도 ‘공공기관 다이어트 2026’”이라며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정책 실패의 책임을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돌리는 것이 모범적 사용자의 태도냐”고 비판했다.
이어 “무기계약 전환은 실태조사와 노사 협의를 거쳤지만, 자회사 구조조정은 일방적 통보뿐”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정부 추진방안에 유사·중복기관 통합과 정원 100명이라는 기준만 있을 뿐, 기관별 통합의 구체적인 이유나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자회사 83곳 집중…모기업 책임·원청교섭 약화 우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이 국회소통관에서 ‘일방적·졸속적 공공기관 자회사 통합 추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공공연대노조
이영훈 공공연대노조 위원장은 “전체 109개 통폐합 대상 기관 중 83개가 자회사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며 “발전공기업 통합 등 그간 필요성이 제기돼 온 통폐합도 있지만, 사실상 자회사 구조조정을 통해 통폐합 성과를 달성하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업무를 하는 자회사를 서로 다른 모기업 소속끼리 하나로 묶는 수평적 통합의 경우, 출자하는 모기업이 여럿이 되면서 정작 제대로 책임지는 모기업은 없어질 것”이라며 모기업의 책임성 약화를 우려했다.
또한 “각기 다른 모기업의 요구 방식대로 업무를 운영해야 하는 자회사 노동자들은 업무상 혼란과 상이한 근무조건에 놓여 전문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노동조건 개선 대책의 부재도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근로조건을 후퇴시키지 않고 개선 재원을 승인하겠다고 했지만, 2018년 정규직 전환 당시에도 자회사 설립만 서둘렀을 뿐 모기업의 책임은 강제되지 않아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회사 노동자들이 각기 다른 차별과 홀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모기업이 다수가 돼 원청교섭 상대가 분산되면 사용자가 불분명해지고 교섭이 형해화돼, 개정된 노조법의 취지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업무 다른 자회사 통합…정규직 전환 합의도 좌초 위기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이 국회소통관에서 ‘일방적·졸속적 공공기관 자회사 통합 추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공공연대노조
김영자 공공연대노조 캠코CS지부장은 통합 대상으로 지목된 캠코CS와 HF파트너스의 업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 지부장은 “캠코CS는 부실채권 사후관리, 새출발기금 상담 등을 수행하고 HF파트너스는 모기지론 등 주택금융 업무를 전담해 성격과 대상이 다르다”며 “외형적 통합만 강행하면 서비스 전문성이 하락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회사 통합으로 모회사가 두 곳이 되면 원청교섭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당사자 동의 없는 일방적 통폐합은 국가의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 기재된 캠코CS 현재 인원조차 잘못 기재됐다”며 “정부가 준비 없이 성급하게 공공기관 자회사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이 국회소통관에서 ‘일방적·졸속적 공공기관 자회사 통합 추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공공연대노조
이종수 공공연대노조 한국석유공사 석유비축기지지부장은 6년 만에 성사된 정규직 전환 합의가 통폐합 발표로 좌초될 위기라고 전했다.
이 지부장은 “2025년 11월 18차 협의부터 24차까지 노사가 머리를 맞대 최종 합의문을 만들고 9월 7일 조인식만 남겨뒀는데, 9월 3일 통폐합 발표로 시계가 다시 멈췄다”며 “통폐합을 하려면 하되, 오랜 시간 기다려 온 정규직 전환부터 마무리하고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에 △구체적 근거·로드맵 없는 자회사 통합 추진 즉각 중단 △업무 배치·예산 문제에 대한 노사 협의기구 구성 △통합 여부와 무관한 정규직 전환·원청교섭 정상화를 요구했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이 국회소통관에서 ‘일방적·졸속적 공공기관 자회사 통합 추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공공연대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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