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화성시에 이어 전주시가 하청노조와 교섭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중앙정부를 향한 교섭요구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시는 지난 2일 민주연합노조와 교섭 절차에 들어갔다. 지자체로선 화성시에 이어 두 번째다. 전주시는 처음에는 사용자성 인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으나, 3주 만에 입장을 바꿨다.
다만 고용노동부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에 사용자성 판단을 자문하지 않는 등 내부적으로는 원청교섭 요구에 응하는 방향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주시 관계자는 “사용자성 판단과 별개로 하청 노조와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화성시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관계법(노조법) 시행 첫날인 지난달 10일 공공운수노조의 교섭요구를 받아들이고 같은달 19일 공공운수노조와 공공연대노조, 민주연합노조를 교섭요구 노조로 확정 공고했다.
중앙정부 여전히 ‘신중’
노동계는 요구 확대
지방정부는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중앙정부는 원청 사용자성 인정 여부를 두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8일 민주일반연맹과 노정교섭 관련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교섭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기후부는 지난달 11일 연맹의 교섭요구에 “해석지침 등을 토대로 판단지원위원회 자문을 거쳐 사용자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대한체육회 소속 생활체육지도자의 임금수준을 정하는 문화체육관광부도 지원위원회의 사용자성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자체 입장은 내부 검토 중이나 위원회 결과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정부의 태도에는 노동부 해석지침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석지침은 정부가 법률이나 국회에서 의결한 예산에 따라 근로조건을 집행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다. 다만 노동조건 결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경우에는 개별 판단이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노동계는 이 해석지침이 현실과 괴리돼 있다며 중앙정부에 교섭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 처우 등이 법령은 물론 정부 지침이나 과업지시서에 따라 구조적으로 통제된다는 이유에서다.
주훈 민주연합노조 정책실장은 “지방정부도 이렇게 하는데 정부부처는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제3자 관점에서 원청 교섭을 지도·감독하는 역할만 하겠다고 하니 속이 상한다”며 “해석지침으로 사용자성을 피하는 모습에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공연대노조 관계자도 “임금과 근로조건에 실질적으로 개입하는데도 해석지침은 원청교섭 의제를 축소하고 있다”며 폐기를 요구했다. 공공연대노조는 6일 기획예산처까지 교섭 대상 원청에 포함해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교섭 대신 노정협의체 구성
교섭으로 이어질까
원청교섭에 신중을 기하는 중앙정부가 노정협의체를 구성해 노동계 손을 잡은 사례도 있다. 정부의 모범사용자 역할을 다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노총 돌봄공동교섭단은 지난달 10일 보건복지부·성평등가족부·교육부에 직접 교섭을 요구했고, 이에 세 부처와 노동부는 노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첫 회의는 이달 중 열릴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돌봄노동자의 표준임금체계 마련과 단체교섭 방안 구축을 핵심 의제로 제시하며, 노정협의를 교섭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민주노총은 “수가와 인력배치 기준, 업무지침, 고용형태 등 핵심 노동조건이 중앙정부 예산과 지침으로 결정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