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세계] “우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울산 외국어학원 이주노동자, 부당해고 철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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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일반노조 부산본부, 울산서 집중결의대회
"노조 가입 이유로 전원 보복 해고" 규탄
민간 어학원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영어강사들이 노조 가입 이후 해고와 노조 탄압을 겪고 있다며 사용자 책임을 촉구했다. 현장에서는 무급 초과근무, 연차 사용 제한, 임금체불 문제를 제기한 노동자들에게 협박과 보복 해고가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동자들은 부당해고 철회와 노조 탄압 중단,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 해소를 요구했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는 지난 6일 울산대공원 정문 앞에서 ‘울산 워릭프랭클린·덕스어학원 부당해고 규탄 집중결의대회’를 열고 사용자 측의 부당해고와 노조 탄압을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부당해고 철회와 노조 활동 보장을 촉구한 뒤 울산공업탑을 거쳐 덕스어학원까지 행진을 벌였다.
부산본부에 따르면 워릭프랭클린 옥동원과 덕스어학원 울산캠퍼스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 영어강사들은 2025년 6월 노조에 가입한 뒤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교섭 과정에서 워릭 소속 조합원 한 명이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됐고, 노조가 쟁의행위를 준비하자 추가 해고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브래드 민주일반노조 외국어교육지회장은 “회사는 이 모든 갈등이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면서 시작된 것처럼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교사들이 무급 초과근무를 당연하게 강요받고, 설명도 없는 급여 공제가 월급명세서에 나타났을 때부터 문제가 시작됐다”며 “수년 동안 교사들은 노조 없이 개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돌아온 것은 지연, 협박, 묵살이었다”고 밝혔다.
브래드 지회장은 “회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계약해지 협박, 반복적인 허위 고소, 고성과 협박, 휴대전화 강탈, 출근 방해 등 온갖 방법으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막으려 했다”며 “그런 수법들이 통하지 않자 결국 모든 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해고를 선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임스 외국어교육지회 조직부장은 해고 이후 워릭프랭클린과 덕스어학원 앞에서 시위를 이어왔지만 사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힘차게 해고 철회를 외치고 있지만 그들의 대답은 ‘무응답’이었다”며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오늘 집회를 주최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조직부장은 연차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많은 원어민 강사들은 학원에서 일할 때 법적으로 자신의 연차 일수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모른다”며 “여름과 겨울에 사용자가 휴원하는 것은 학원의 선택이지 노동자의 선택이 아니다. 사용자가 원할 때 휴가를 강제한다면 마땅히 보상(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건 외국어교육지회 덕스워릭분회장은 노조 탄압과 부당해고가 노동자의 존엄을 침해하는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단결할 권리, 목소리를 낼 권리, 공정하게 대우받을 권리는 결코 사치가 아니다”라며 “부당해고는 한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데 그치지 않고 남아있는 모든 이들에게 ‘목소리를 내지 마라’는 경고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연대할 때 그 어떤 협박보다 강하다. 이주노동자 차별과 억압에 맞서 함께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김현주 울산이주민센터 소장은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구조적 차별을 지적했다. 김 소장은 “정당한 권리를 요구한 이주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협박과 보복 해고였다”며 “이주노동자들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겪는 차별뿐 아니라 체류자격이라는 또 다른 족쇄에 얽매여 2년 이상 계속 일해도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이 될 수 없는 처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투쟁은 한국에 있는 13,000여 명의 외국어교육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는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배성민 민주일반노조 부산본부장은 사설 영어학원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규탄했다. 배 본부장은 "영어 강사 이주노동자들의 요구는 법을 준수하고 헌법상 보장된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는 소박한 것"이라며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멈추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차 휴가와 휴게시간을 온전히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으며, 노동청에는 연차수당 등 임금체불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오는 10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가 예정돼 있다.
노조 측은 “사용자는 노조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부당해고를 철회해야 한다”며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이주노동자 영어강사의 갱신기대권을 인정하고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비자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이주노동자에게 기간제법이 평등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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