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진짜 사장 나와라”…노란봉투법 첫날 원청교섭 요구 잇따라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26 조회
- 목록
본문
대학 총장·정부·택배사 ‘사용자’ 지목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10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원청교섭 쟁취 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있다. 정효진 기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 첫날인 10일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권리 행사에 나섰다. 노란봉투법은 하청업체를 사용하는 원청까지 사용자 책임을 확대해, 하청노조가 ‘진짜 사장’을 상대로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공공부문 하청 노동자들은 정부를 ‘진짜 사장’으로 지목했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을 상대로 원청 교섭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정부가 예산과 사업지침, 인력 운영 기준을 통해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면서도 사용자 책임은 회피해 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고용노동부가 해석지침을 통해 공공사업 종사 비정규직에 대한 정부 사용자성을 좁게 해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영훈 공공연대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먼저 모범 사용자로서 역할을 해야 원청교섭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다”며 “스스로 책임을 외면한 채 민간에만 법 취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연대노조는 공공부문 하청 750여개 사업장, 조합원 약 3만명을 대상으로 이달 중 정부에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대학 총장도 사용자로 소환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이날 오전 10시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세대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15개 대학의 청소·경비·주차·시설관리 노동자은 “진짜 사장 대학 총장과 진짜 교섭을 시작하겠다”며 대학 당국이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그간 용역업체와 집단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임금 수준과 인력 규모, 작업 방식 등 주요 노동조건은 대학이 결정하는 구조여서 “업체는 결정권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적정 인력 유지와 결원 충원,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노동조건 승계, 지하 휴게시설 개선, 교내 와이파이와 시설 이용 보장 등을 요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조 원청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택배노조도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 택배사의 교섭 참여를 촉구했다. 택배노조는 배송 물량 배정과 수수료 체계, 서비스 기준 등 핵심 노동조건이 원청 택배사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며 “진짜 사장인 원청이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역시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노조는 “자회사 노동자들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주체는 공항공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원청교섭 쟁취’ 투쟁 선포대회를 열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전국 900개 사업장, 약 13만7400명의 하청 노동자가 원청 교섭 요구에 나설 것으로 집계했다.
원청이 실제 교섭 요구에 응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교섭 의무를 둘러싼 해석을 놓고 노사 간 충돌이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은 사용자 지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맞선다면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을 판단하게 된다.
관련자료
-
링크
-
다음